Q. 콰이어트 라이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콰이어트 라이트는 편안한 상태에서 재즈와 커피, 디저트를 즐기실 수 있는 공간이에요. 파주의 아주 한적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고요. 음악, 커피, 디저트 모두 수준 높은 퀄리티로 제공하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다른 카페들과는 다르게 음악 감상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어서 다른 분들의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소음 레벨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일행이 많거나 수다를 떨기에는 적합하지 않으실 거고요.
Q. 콰이어트 라이트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QUIET LIGHT 는 빌 에반스의 I WILL SAY GOODBYE(1980) 앨범에 있는 수록곡 입니다. 이 공간을 계약 하던 날, 창너머로 한적한 산책로에 볕이 나뭇잎들 사이로 드리우는 걸 보고 머릿속에 이 연주곡이 떠올랐고 공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주 재생하는 곡이기도 해요. 굉장히 아름다운 연주곡이니까 꼭 들어 보셨으면 좋겠네요.
Q. 원래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셨나요? 대표님께서 어떻게 이 공간을 기획하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구두 디자인을 오래했어요. 십년 가까이. 그러다보니 세상도 변하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하고, 저도 지치더라고요. 지겹기도 했고요. 막연하게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 전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재즈 빅보이 JAZZ BIGBOY 라는 도쿄 진보초에 있는 재즈카페에서 큰 스피커로 재즈음악을 처음 접했는데 참 좋았던 기억이 있거든요. 엄청 차분한 공간에 크게 음악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하고. 일본엔 그런 유명한 재즈 카페들이 굉장히 많다고 하더라고요. 재즈의 성지라고. 꼭 누군가와 함께 오지 않아도 학생이든 회사원이든, 누구든 그냥 혼자 와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한 잔 마시거나 하는 게 일상의 한 부분인 거죠.
그 후로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정성스럽게 커피나 차를 내리고 좋아하는 재즈앨범을 듣는 게 하루의 루틴이 됐어요. 제겐 하루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고, 또 위안이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공간, 그러니까 ‘맛있는 커피나 차, 혹은 위스키를 마시며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재즈음악을 듣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쉼표가 될 수 있는 그런 공간.
Q. 재즈라는 장르 특성상, 매니아가 많고 전문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이런 공간으로 풀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취미에서 업으로, 전문적인 영역으로 확장 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재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계속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콰이어트라이트의 공간을 기획하기 시작한 단계에서는 조금 더 확실하게 재즈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어요. 일단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했고 음향장비나 오디오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했죠. 다행히 매니아가 많은 분야라서 그런지 관련서적도 참 다양하고 자세히 나와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장비 셋팅이나 직접 들어보기 어려운 빈티지 스피커의 성능, 음향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유튜브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고요.
어느 정도 콰이어트라이트에 필요한 음반이나 스피커 시설에 윤곽이 잡힌 후에는 용산에 있는 오디오 전문점 사장님들을 많이 괴롭혔어요. 직접 가서 물어보고, 최대한 많이 들어보고 셋팅에 관한 궁금했던 점들이나 모델에 대해 선택해야 할 경우에 많은 도움을 얻었죠. 또 오랜 시간동안 알고 지낸 지인이 재즈를 아주 좋아하고 음악 쪽으로 경험이 풍부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큰 힘이 됐어요.
Q. 재즈는 어렵고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이 아직 많은 것 같아요. 대표님에게 재즈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재즈를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방문해 주시는 손님들도 그렇게 느끼시기를 바라고요. 그저 다양한 음악의 한 장르일 뿐이고 음악이란 건 감정을 공유하는 데에 가장 좋은 매개체이죠. 콰이어트 라이트라는 공간 안에서 좋은 음향으로 좋은 음악을 듣고 하루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전문 영역이라고 어렵게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콰이어트 라이트의 지향점이기도 해요. 그저 편안하게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고 음악을 들으며 차분히 공간을 느끼시면 충분할 것 같아요.